일반진료 2026.08.18 25회

아프지 않은 사랑니, 굳이 빼야 하나요?

"인터넷에서는 그냥 두라던데요" — 20대 환자분의 실제 질문에 답한 진료 장면. 사랑니를 빼야 하는 경우와 두어도 되는 경우를 구분하는 기준을 공개합니다.

이태형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아프지 않은 사랑니라도 옆 어금니를 위협하는 방향으로 누워 있다면 빼는 것이 좋고, 똑바로 나서 칫솔이 닿는다면 두어도 됩니다. 기준은 통증이 아니라 "옆 치아의 위험"입니다.

"디시에서는 그냥 두라던데요"

20대 직장인 환자분이 스케일링을 받으러 왔다가 파노라마 사진을 보고 물으셨습니다.

"사랑니가 누워 있다는데 하나도 안 아프거든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아프지 않으면 굳이 빼지 말라던데, 꼭 빼야 하나요?"

좋은 질문입니다. 실제로 모든 사랑니를 빼야 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제가 파노라마에서 보는 것

이분의 사랑니는 45도로 누워서 앞 어금니(제2대구치) 뿌리를 밀고 있는 형태였습니다. 이런 매복 사랑니에서 제가 확인하는 것은 사랑니 자체가 아니라 옆 어금니입니다.

  • 사랑니와 어금니가 닿는 부위에 충치 음영이 생기기 시작했는지
  • 어금니 뿌리 쪽 뼈가 녹기 시작했는지
  • 사랑니 주변 잇몸주머니에 염증 흔적이 있는지

이분은 닿는 부위에 초기 충치 음영이 보였습니다. 지금은 안 아픕니다. 하지만 이 충치는 칫솔이 닿지 않는 위치라 계속 진행되고, 발견됐을 때는 멀쩡한 어금니에 신경치료나 크라운이 필요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환자분께 드린 답

"사랑니가 아파서 빼자는 게 아닙니다. 사랑니 때문에 그 앞 어금니가 썩기 시작해서 빼자는 겁니다. 사랑니는 빼면 그만이지만, 어금니는 평생 써야 하니까요."

반대로 똑바로 나서 위 사랑니와 잘 맞물리고, 칫솔이 끝까지 닿는 사랑니라면 저는 빼지 말자고 말씀드립니다. 실제로 검진에서 "이 사랑니는 그냥 쓰셔도 됩니다"라고 돌려보내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빼기로 결정하셨다면

누운 사랑니 발치는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의 기본 수술입니다. 아래 사랑니는 하치조신경(아랫입술 감각 신경)과의 거리를 CT로 확인한 뒤 진행하며, 발치 자체는 보통 15~30분이면 끝납니다. 사랑니 발치는 매복 여부와 관계없이 건강보험이 적용됩니다.

정리

아프지 않은 사랑니를 뺄지 말지는 "통증"이 아니라 "옆 어금니의 위험"으로 판단합니다. 내 사랑니가 어느 쪽인지 궁금하시면 파노라마 사진 한 장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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